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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억의 철학

기억의 철학

A의 철학은 '기억의 철학' 이다.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영혼이 지상으로 유배되어 육체의 감옥에 갖히는 것이다. 
지상에 살아가는 인간들은 이전에 모두 완전한 세계인 이데아의 세계에 살고 있었다. 인간들은 이데아에서 추방되면서 과거의 기억은 모두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간의 본질은 썩어서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육체가 아니라 불멸하는 영혼이며, 인간의 고향은 이 세상이 아니라 완전하고 영원불변한 이데아계이다. A에 따르면 우리가 무엇인가를 배운다거나 알게 된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한 새로운 것을 깨우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우리가 영혼으로 이데아계에 머물 때 이미 완전하게 알고 있었던 것들이다. 교육, 체험, 독서 등을 통해 무언가를 알게 된다는 것은 결국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상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교육의 목표는 이데아계에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완전한 지식을 되찾는 데 있다. 그러므로 앎은 상기이고, 교사는 학생이 잊고 있던 지식을 기억하도록 이끌어 주는 안내자일 뿐이다.
  여기서 A가 인간을 '지식의 임산부'로 비유한 이유가 명확해진다. 임산부들이 아이를 배듯이 인간들은 지식 혹은 진리를 자기 안에 잉태하고 있다 그리고 임산부에게 조산원이 필요하듯이 이 지식을 잉태한 인류에게는 산파가 필요하다. B가 산파를 자처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B에 따르면 상대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은 그를 공격하거나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런 질문을 통해서 망각했던 기억들을 상대방이 스스로 회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B는 경건, 용기, 덕과 같은 인간의 근본적 성질을 밝히려고 했다. 그래서 항상 도덕에 관심을 두고 개념을 정의하는데 매달렸다. 조각을 완성시키려면 불필요한 부분을 하나씩 쪼아 내서 형체를 만들어 가야 하듯이 아무런 근거없는 막연한 상식을 하나씩 제거하면 참된 지식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B의 철학은 꼼꼼하게 따져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논쟁을 거치지 않은 것은 '의견' 으로 논쟁을 거친 것만을 '지식' 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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