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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그저 바라 보다가' 를 보고 나서...
    여담과 잡담 2012. 1. 18. 23:18
    김아중이 '한지수'역이고 유명 여배우로 극중 출연한다. 황정민은 '구동백'역으로 평범한 우체국 영업팀 사원으로 출연한다. 이름은 모르지만 극중 극동일보 대표이사로 출연한 '김강모'역으로 나온 사람은 한지수와 대학때부터 연인사이로 이기적인 인간으로 나온다.

    줄거리는 대학때부터 연인사이였던 김강모와 한지수는 첫회때부터 연인사이로 나왔는데 김강모의 아버지가 정치인인데 그의 선거당선을 위해서 그리고 그의 아들의 영달을 위해서 아들과 연인사이였던 한지수와의 관계는 끊고
    언론인 집안(극동일보)의 회장 딸과 계약약혼을 하도록 아들에게 압력을 가한다. 처음에 아들 김강모는 아버지의 선거때까지만 한지수와의 관계를 숨기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비밀리에 만남을 이어오던 김강모와 한지수는 연말 시상식 이후에 같이 차를 타고 나가다가 이 둘의 뒤를 캐던 백기자의 차량미행으로 차를 급하게 몰게 되었고 덤프트럭을 피하려다 타이어가 터지면서 인도로 돌진해 쓰레기장에 충돌하게 된다. 마침 길을 걷고 있던 구동백은 이 차와 아주 가까이 있었고 치일 뻔 했다. 그리고 차로 다가가 다친사람이 없는지 확인하려 했고 안에 여배우 '한지수'가 타고 있던 것을 알게 되었다. 한지수는 쫓아오는 백기자에게 김강모와의 관계를 들키지 않기 위해 방금 만난 구동백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김강모가 앉아있던 운전석에 구동백이 앉아 뒤따라오던 백기자의 의혹의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이후 백기자가 사고현장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다 사고차량 저 멀찍이서 김강모의 뒷모습이 찍히게 되었다. 이에 한지수는 다시 위기에 처하게 되고 김강모를 보호하고 이 위기를 모면하고자 스캔들 기사를 내보내기로 한다. 마땅한 상대가 없어 한지수와 김강모는 차량사고때 도움을 주었던 구동백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여기서부터 16부작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김강모라는 사람은 아버지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한지수와 비밀리에 만나는 사이라고 하지만 16부를 내내 보면서 이 모든 잘못은 김강모가 자초했다고 생각했다. 한지수와 대학때부터 연인이라는 남자가 아버지의 압력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스캔들을 내고 정략결혼까지 하는 상황을 만드는데 너무 방관한 면이 없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보통은 극중 인기가 많은 여배우 한지수와 사회신분서열적으로 극동일보 상무를 맡고 있는 김강모가 이루어진다고 보는게 맞다. 신분차이를 극복하고 산다는게 현실적으론 많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극중에서 김강모는 이러한 상황을 방관했고 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한 여자보다 자신의 신분상승의 기회에대한 야망과 아버지라는 벽을 넘지못하는 나약함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로서 구동백과 한지수는 스캔들의 관계로 시작했고 처음에 한지수는 구동백을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지니스상 협력자라고 생각했다. 그도그런것이 한지수는 자신의 차량사고를 도와준 구동백에게 그 댓가로 얼마를 바랴느냐는 질문을 하였다. 여기까지도 씁쓸하지만 한지수측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댓가 질문에 구동백의 대답에서부터 구동백의 천성이 나왔는데 구동백이 바란 댓가는 한지수의 싸인 9장이었다. 너무나 순진하고 바보같이 잇속을 챙기지 않는 구동백의 케릭터에 처음에 너무 설정이 아닌가 하는 티가 났다. 아마 나 같았으면 큰 액수의 유혹을 쉽사리 넘기지 못했을 것같다. 하지만 구동백을 그렇지 않았고 난 그 순간 구동백의 순진함이 바보같긴해도 돈보다 사람을 잡는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후 이런저런 사건이 생기면서 구동백은 사적으로 한지수에게 선물을 사들고 갔고 이에 기분이 상한 한지수는 구동백에게 비즈니스상의 협력자이상은 아니고 사사롭게 만나는것은 불쾌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또한 댓가를 바라지 않는 구동백에게 외제차를 댓가로 받을 것을 요구하면서 이 댓가를 받는것이 자신의 방식이며 남에게 발설하지 않는 책임을 지는 댓가이며 자신에게 생기는 감정까지 포함하는 것이라 하였다.
    구동백은 여기서 또 자신은 외제차같은 댓가는 바라지 않으며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참, 순진하면서 답답하고 바보같지만 우직한 케릭터이다 구동백은. 현대사회에서 정말 멸종직전의 성품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드라마를 내내 보면서 이런 순진하면서 바보같지만 우직한 성격을 가진 구동백과 같은 사람이 한지수와 같은 화려한 직업을 가진 사람과 이루어지는것을 보여주면서 잇속만 차리는 현대사회인에게 교훈을 주려고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고개 돌리고 문밖을 나서면 싸늘해지는 바깥세상에 대한 회의가 깊게 스며들대로 스며든 나에게는 이 이야기가 1000분의 1의 확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보자면 이런 구동백과 한지수는 대략 10회정도동안 작고 별일 아닌 일부터 큰 사건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히 한지수는 김강모가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극동일보의 대표이사가 되는 것을 보면서 죽을 만큼 힘들어 하는데 이 때 괌으로 도망치게 되고 이것이 한지수 한 사람에겐 감당할 수 없이 힘든 첫 시간이었다. 이 때 구동백도 괌으로 가서 자신의 첫번째 소원이라며 한지수에게 식사를 하게 하면서 한지수를 배려한다. 이 때 느꼈다. 여자에게 남자가 가장 필요한 순간이 이런 때가 아닌가 하고.. 것참 .. ㅋㅋ

    드라마를 다보고 나서 적으려니 기억나는게 너무 많고 한번에 다 떠올라서 뭘 적어야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다.
    줄거리도 줄거리이지만 또 하나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구동백이 극중에서 했던 여러가지 말들이다.
    구동백은 평범한 우체국 공무원이기 때문에 한지수와 가짜결혼을 하면서 정말 힘든 상황을 많이 맞았는데 그럴 때마다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세상엔 나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웃는 방법 밖엔 없어요' 라는 말들이다.
    그냥 아무 색채 없는 텍스트에서는 아무것도 느낄수 없는 이런 말들은 구동백이 처한 상황, 한지수가 힘들어 했던 그 상황에서 주는 조언의 분위기에선 그 말들이 얼마나 절실하고 가슴에 와닿았는 줄을 모른다.
    사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생각을 한다는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지만 단지 순진하고 바보같이 보였던 구동백이 겪었던 비참한 상황에서 저런 생각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이겨내는 그를 보면서 나도 많이 배우고 고마웠다.
    극중이지만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있을수 있었던 그런 상황에서 억지로 우걱우걱 밥을 먹으면서 그런 생각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구동백에게 삶을 살면서 닥치는 힘든 일을 헤쳐나가는 마음가짐을 조금이나마 배운것 같다. 그런점에서 고맙다. 아 한가지 더 있다. 구동백은 한지수에게 닥칠 나쁜 일은 항상 한발자국 먼저 알게 되는데 그 때마다 자신이 오토바이에서 떨어지고, 김강모에게 자신이 한지수를 좋아한다고 밝히는 등 일을 혼자 처리하고 한지수에게는 그 사실을 밝히지 않는 우직함을 보이는데 이것 또한 나와는 다른 성격이자 배울 점이라고 생각했다. 난 조그마한 일이 있어도 가족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면이 있는데 남자로서 여인을 위하든 가족을 위하든 어떤 일을 해놓고 그 일을 밝히지 않고 그 일이 설령 자기에게 당분간 해가 된다고 해도 입을 다물줄 아는 남자가 구동백이었다. 어떻게 그럴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우직함이 한지수에겐 든든함이 되어 호감이 되었던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구동백과 한지수의 유쾌한 로맨스 스토리도 재밌고 감동깊었다. 한지수는 김강모와 연인일때 딱딱하고 격식있는 로맨스를 했다면 구동백과는 좀 더 친근하고 소소한 재미가 있고 좀 더 현실적인 로맨스를 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조연들의 연기도 빛났다. 구동백의 여동생과 여동생 친구, 한지수의 남동생 그리고 중앙우체국 영업팀원들과 한 때 구동백의 관심을 받았던 여직원 강경미씨의 열연도 드라마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일조했다. 

    나도 나름 힘든일이 생겨 머리를 풀려고 보는 드라마이지만 완결까지 다 보고 난 다음의 허전함과 아련함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이렇게 후기를 쓰는 것이기도 하고. ㅎㅎ

    잘 봤다 '그저 바라 보다가(그바보)'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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